캡틴법률사무소

판례 해설 · 군용물분실

속아서 넘겨준 총기와 군용물분실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도1719 판결

  1. 고등군사법원

    97노793

    항소기각, 1심 유죄 유지

  2. 대법원

    98도1719

    원심파기, 고등군사법원 환송

결론

"군단에서 온 백소령"이라는 말에 속아 총기와 탄약을 넘겨준 것은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한 소지의 이전이어서 군용물분실죄의 분실이 아닙니다. 분실은 의사에 의하지 않은 소지의 상실이고, 속아서 넘겨준 편취와 구별됩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부대 상황실의 총기와 탄약을 보관하던 군인이었습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군단에서 온 백소령이다"라고 하자, 피고인은 그 사람의 소속이나 직책을 확인하지 않은 채 말을 믿었습니다.

그 사람은 상황실 총기대에 거치된 총기를 어깨에 메고 "해안순찰을 가야 하는데 여기는 간첩도 오고 위험하니 탄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피고인은 탄약고 열쇠로 보관하던 탄약을 꺼내 건네주었고, 그 사람은 총기와 탄약을 돌려주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가 버렸습니다.

피고인은 군용물분실죄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은 유죄를 선고했고, 고등군사법원은 피고인에게 대여의 의사만 있었고 소지를 끝낼 의사는 없었으므로 소지의 상실은 의사에 의하지 않은 것이라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1. ①속아서 군용물을 넘겨준 뒤 돌려받지 못한 것이 군용물분실죄의 분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2. ②분실의 개념을 보관책임자가 결과적으로 소지를 잃은 모든 경우로 넓힐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판결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대법원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할 수 없다는 원칙(92도3126)을 먼저 밝히고, 분실의 의미를 정했습니다.

“군형법 제74조 소정의 군용물분실죄라 함은 동조 소정의 군용에 공하는 물건을 보관할 책임이 있는 자가 선량한 보관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여 그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물건의 소지를 상실'하는 소위 과실범을 말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5. 4. 9. 선고 85도92 판결, 1984. 3. 27. 선고 84도249 판결 등 참조), 군용물분실죄에서의 분실은 행위자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물건의 소지를 상실한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이 점에서 하자가 있기는 하지만 행위자의 의사에 기해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여 재물의 점유를 상실함으로써 편취당한 것과는 구별된다고 할 것이고, 분실의 개념을 군용물의 소지 상실시 행위자의 의사가 개입되었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군용물의 보관책임이 있는 자가 결과적으로 군용물의 소지를 상실하는 모든 경우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할 수는 없다.”

대법원 98도1719, 이유

상대방이 돌려주지 않고 가 버린 결과가 피고인의 의사에 반한다는 원심의 논리에 대해서도 판단했습니다.

“또 피고인의 의사에 의한 재산적 처분행위에 의하여 상대방이 재물의 점유를 취득함으로써 피고인이 군용물의 소지를 상실한 이상 그 후 편취자가 군용물을 돌려주지 않고 가버린 결과가 피고인의 의사에 반한다고 하더라도 처분행위 자체는 피고인의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한 것이므로 편취당한 것이 군용물분실죄에서의 의사에 의하지 않은 소지의 상실이라고 볼 수도 없다.”

대법원 98도1719, 이유

이 법리를 공소사실에 적용해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따르니, 피고인은 성명불상자가 "군단에서 온 백소령이다."라고 하는 말을 만연히 믿고, 성명불상자의 소속이나 직책을 확인하지 아니한 채 성명불상자가 상황실 총기대에 거치되어 있던 총기를 어깨에 메면서 "해안순찰을 가야 하는데 여기는 간첩도 오고 위험하니 탄을 좀 달라."고 하자 피고인이 탄약고열쇠를 이용하여 보관하고 있던 탄약을 건네주었다는 것이므로, 결국 군용물을 건네준 피고인의 행위는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한 소지의 이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의사에 의하지 않은 물건의 소지의 상실'이라고 볼 수는 없어 군용물분실죄에서 말하는 분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98도1719, 이유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판결 전문 보기 →

변호사 해설

박상호 변호사가 판결 원문을 검토하고 쓴 의견입니다.

법리

「군형법」 제74조는 군용물을 보관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 이를 "분실한" 경우를 처벌하지만, 분실이 무엇인지는 조문에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84도249와 85도92 판결에서 이 죄를 과실범으로 보았고, 이 판결에서 분실은 행위자의 의사에 의하지 않은 소지의 상실이라고 범위를 정했습니다.

사기 피해자는 속았지만 스스로 물건을 넘깁니다. 「형법」은 이를 재산적 처분행위라고 부르고, 처분행위가 있는지로 사기죄와 절도죄를 구별합니다. 대법원은 같은 구별을 군용물분실죄에 적용해 하자 있는 의사로 넘겨준 것은 편취당한 것이지 분실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빌려줄 생각이었을 뿐 소지를 끝낼 생각은 없었으므로, 상대방이 가져가 버린 결과는 의사에 의하지 않은 상실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넘겨주는 처분행위 자체가 피고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면 그 뒤의 결과가 의사에 반해도 분실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결과만 기준으로 분실을 넓히면 죄형법정주의가 금지하는 확장해석·유추해석이 됩니다.

사실관계 분석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상대방의 말을 "만연히" 믿고 소속과 직책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이미 들어 있었습니다. 주의를 게을리한 사정이 공소사실에 적혀 있었는데도 원심이 파기된 것은, 과실이 있어도 소지를 잃은 방식이 분실이 아니면 이 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총기는 상대방이 총기대에서 직접 어깨에 메었고, 탄약은 피고인이 탄약고 열쇠로 꺼내 건넸습니다. 피고인이 상대방을 간부로 믿고 그 요구에 응했다는 경위는 공소사실 자체에 적혀 있었고, 이 사건의 다툼은 사실관계가 아니라 분실의 법리에 있었습니다.

군에서의 의미

이 판결로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총기와 탄약을 넘겨준 행위가 책임을 모두 면하지는 않습니다. 군용물분실죄가 성립하지 않을 뿐, 같은 사실관계는 근무 태만이나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분실 사건 수사는 물건이 없어졌다는 결과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아서 넘겨준 것인지, 모르는 사이에 잃어버린 것인지는 죄의 성립을 가르는 사실이므로 넘겨준 상대, 그 사람이 한 말, 넘겨준 물건과 시각을 첫 진술부터 정확히 남겨야 합니다. 군용물분실죄의 요건과 보관책임의 범위는 군용물 분실·손괴와 군용물 범죄에서 정리했습니다.

실무 포인트

  1. ①군용물분실죄의 분실은 의사에 의하지 않은 소지의 상실입니다. 속아서 스스로 넘겨준 경우는 편취당한 것이어서 분실이 아닙니다.
  2. ②빌려줄 생각으로 넘겨주었고 상대방이 돌려주지 않았어도, 넘겨준 처분행위가 피고인의 의사에 기한 것이면 분실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3. ③군용물분실죄가 성립하지 않아도 신원 확인을 소홀히 한 근무 태만은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에서는 물건을 넘겨준 경위를 처음부터 정확히 진술해야 합니다.

근거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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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 원문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와 LBOX에서 판결 전문을 열람해 주요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판례는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같은 쟁점이어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광고책임변호사 홍성환 · 최종 업데이트 2026.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