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 · 추행
생활관·불침번 중 합의한 행위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2도15950 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2노12
무죄
대법원
2022도15950
원심파기, 환송
결론
병사 두 사람이 합의하고 한 성적 행위도 생활관에서 했거나 한쪽이 불침번 근무 중이었다면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근무시간 외였다거나 장소가 은밀했다는 사정만으로 추행죄가 부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과 상대방은 충남 논산에 있는 같은 육군 부대에서 복무한 병사였습니다. 피고인은 2019. 9. 23. 입대해 2021. 4. 12. 전역했고, 상대방은 2020. 11. 22. 전역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고, 두 행위 모두 합의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행위는 2020년 7월 말 밤 11시쯤 막사 2층 격리생활관에 있는 상대방의 침대에서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격리생활관에서 따로 생활하던 때였고, 근무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행위는 2020. 9. 30. 새벽 1시쯤 막사 2층 화장실에서 있었습니다. 상대방은 불침번 근무 중이었고, 함께 담배를 피우던 중 상대방의 요구로 대변기 칸에서 약 10분 동안 성적 행위를 했습니다. 근무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고, 피고인은 근무 중이 아니었습니다.
피고인은 전역한 뒤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1심은 2021년 12월 징역 4월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항소심(의정부지방법원 2022노12)은 2022. 11. 17. 두 행위 모두 무죄로 판단했고, 검사가 상고했습니다.
쟁점
- ①병사 사이의 합의된 성적 행위가 근무시간 외에 생활관에서 이루어진 경우 추행죄가 성립하는지
- ②불침번 근무 중인 병사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장소에서 한 합의된 성적 행위가 추행죄가 되는지
법원의 판단
판결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대법원은 2019도3047 전원합의체 판결의 기준을 유지하면서, 합의가 있어도 추행죄가 되는 경우를 이렇게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동성인 군인 사이의 항문성교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가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집단적 공동생활이라는 군조직의 특성을 유지할 필요성이 인정되어 자유로운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를 일부 제한하더라도 이를 기본권의 적법한 제한이라고 새길 수 있을 정도로 군기 및 군율의 확립ㆍ유지 요청이 비교적 큰 공간이나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면, 그러한 행위는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현행 규정의 추행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생활관에서 한 첫 번째 행위에 대해서는 병의 복무 형태와 생활관의 성격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병은 의무복무 기간 동안에는, 영외에서의 휴가나 외박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구체적 복무상황이나 상태, 근무시간 등을 불문하고 계속적인 규율과 통제의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병의 생활관은 군사훈련 내지 집단적 단체생활의 일부이면서 군율과 상명하복이 요구되는 공간에 해당한다.”
불침번 근무 중에 한 두 번째 행위에 대해서는 불침번이 법령상 특별근무라는 점에서 출발했습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46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37조는 부대의 인원과 재산을 보호하고 규율과 보안을 유지하며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부대별로 실시하는 특별근무 중 하나로 불침번근무를 정하고 있다.”
“불침번근무 중의 군인은 엄연히 군사적 필요에 따른 임무를 수행 중인 상태라 할 것이다.”
“동성 군인 사이의 성적 행위가 임무 수행 중에 이루어져 군기를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한 이상 그 성적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내밀한 곳이라거나 그 행위가 은밀히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추행죄 성립을 방해하지 않는다.”
대법원 판결에 정리된 원심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제2행위가 이루어진 대변기 칸은 독립적이고 폐쇄적인 곳으로 지극히 사적인 영역으로 볼 수 있고, 그 시간과 장소를 고려할 때 제2행위는 은밀히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해설
박상호 변호사가 판결 원문을 검토하고 쓴 의견입니다.
법리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 등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폭행이나 협박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2. 4. 21. 이 조항이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로 이루어지는 등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례를 바꿨습니다. 그 기준과 사건 경위는 대법원 2019도3047 전원합의체 해설에서 정리했습니다.
이 판결은 2019도3047의 기준을 유지하면서 합의가 있어도 추행죄가 되는 경우를 구체화했습니다. 군기 및 군율의 확립·유지 요청이 비교적 큰 공간이나 상황에서 한 행위는 합의가 있어도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합니다. 2019도3047 사건의 영외 독신자 숙소와 달리 병의 생활관과 근무 중인 상황은 여기에 들어갑니다.
대법원은 병이 의무복무 기간에는 휴가나 외박 같은 영외의 특수한 경우를 빼면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규율과 통제 아래 생활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병에게는 근무시간 외라는 사정이 생활관을 사적 공간으로 바꾸지 못합니다. 간부가 퇴근한 뒤 독신자 숙소에서 한 2019도3047 사건과 결론이 갈린 근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불침번근무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46조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37조가 정한 특별근무입니다. 대법원은 근무 중인 군인과의 성적 행위가 군기를 직접 침해한 이상 장소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곳이었고 행위가 은밀했다는 사정은 추행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불침번이 초병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건에서 판단되지 않았고, 근무 중 행위의 다른 형사책임은 근무 태만과 초령 위반에서 정리했습니다.
사실관계 분석
원심은 첫 번째 행위가 두 사람이 격리생활관에서 따로 생활할 때 근무시간 외에 있었던 일이라는 점을 무죄 근거로 들었습니다. 대법원 판결은 이 장소를 '생활관'으로 적고 병의 생활관 일반의 성격으로 판단했습니다. 격리되어 따로 생활하던 방이었다는 사정도 생활관의 성격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두 번째 행위에서 원심은 대변기 칸이 폐쇄적인 사적 영역이고, 피고인은 근무 중이 아니었으며, 약 10분 동안의 행위가 불침번 임무에 지장을 주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불침번 근무 중이었다는 사실에서 군기 침해를 인정했고, 근무에 실제 지장이 있었는지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행위를 요구한 쪽은 근무 중이던 상대방이었고 피고인은 근무 중이 아니었지만,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사람은 피고인이었습니다. 근무 중이 아니었던 쪽도 근무 중인 군인과 한 행위로 추행죄가 될 수 있습니다.
군 실무에서의 의미
2019도3047 이후 병사 사이 사건에서는 합의와 은밀성을 근거로 무죄를 다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판결 이후에는 생활관이나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합의와 은밀성만으로 무죄를 받기 어렵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장소와 근무 여부를 근무표, 생활관 배치 자료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추행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뿐이어서 유죄라면 선고유예가 가장 가벼운 결론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환송 후 의정부지방법원은 2026년 8월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고, 1심의 징역 4월 선고유예가 유지되었습니다. 합의가 있었고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사정은 성립 여부보다 양형에서 쓰이는 자료가 됩니다.
실무 포인트
- ①병사 사이의 합의된 행위도 생활관에서 했다면 추행죄가 될 수 있습니다. 병에게는 근무시간 외였다는 사정만으로 생활관이 사적 공간이 되지 않습니다.
- ②상대방이 불침번 등 근무 중이었다면 장소가 은밀했고 근무에 지장이 없었다는 주장으로는 무죄를 받기 어렵습니다. 근무 중이 아니었던 쪽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 ③추행죄는 벌금형이 없어 유죄라면 선고유예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수사 초기부터 근무표와 생활관 배치, 합의 경위 자료를 정리해 성립 여부와 양형 사정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근거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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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 원문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와 LBOX에서 판결 전문을 열람해 주요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판례는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같은 쟁점이어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광고책임변호사 홍성환 · 최종 업데이트 2026. 10.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