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 · 추행
사적 공간에서 합의한 동성 군인 사이 성행위
대법원 2022. 4. 21. 선고 2019도3047 판결 (전원합의체)
고등군사법원
2018노64
1심 유죄 유지
대법원
2019도3047
전원합의체, 유죄 부분 파기환송
결론
동성 군인 사이의 성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로 이루어지는 등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하지 않으면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합의 여부를 따지지 않던 종전 판례를 바꾸고, 독신자 숙소에서 합의하고 성행위를 한 직업군인들의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 1, 피고인 2와 공소외인은 모두 남성 직업군인이었고 같은 부대 소속이 아니었습니다. 세 사람은 동성애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공소사실은 피고인 1이 2016. 9.경 강원도에 있는 자신의 독신자 숙소에서 공소외인과, 피고인 2가 2016. 9. 18.경 이후 자신의 독신자 숙소에서 피고인 1과 각각 키스, 구강성교, 항문성교를 하는 방법으로 추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행위는 휴일이나 근무시간 이후에 자유로운 합의에 따라 이루어졌고,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은 없었습니다.
1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고, 고등군사법원은 「군형법」 제92조의6이 자발적 합의로 이루어진 행위에도 적용된다고 보아 1심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1의 공소사실 일부는 1심과 원심에서 무죄가 되었습니다.
쟁점
- ①동성 군인 사이에 합의로 이루어진 성행위에 대한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의 적용 여부
- ②현행 제92조의6의 보호법익과 적용 범위
법원의 판단
판결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대법원은 2013년 개정 이후 조항의 보호법익을 새로 정리했습니다.
“현행 규정의 보호법익에는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전통적인 보호법익과 함께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위 규정은 동성인 군인 사이의 항문성교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가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루어지는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종전 판례는 이렇게 변경되었습니다.
“이와 달리 남성 군인 간 항문성교를 비롯한 성행위가 그 자체만으로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이유로 사적 공간에서 합의하여 이루어진 성행위인지 여부 등을 따지지 않고 제정 군형법 제92조와 구 군형법 제92조의5 규정이 적용된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222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도3980 판결을 비롯하여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군이라는 공동체 내의 공적, 업무적 영역 또는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져 군이라는 공동체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침해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증명되지 않았다.”
대법관 2명은 이렇게 반대했습니다.
“이러한 다수의견은 현행 규정이 가지는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 법원에 주어진 법률해석 권한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이에 동의할 수 없다.”
변호사 해설
박상호 변호사가 판결 원문을 검토하고 쓴 의견입니다.
법리
종전 판례는 추행을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정의해, 동성 군인 사이의 성행위는 합의가 있어도 처벌했습니다. 전원합의체는 2013년 개정으로 '계간'이 '항문성교'로 바뀌고 상대방이 군인 등으로 한정된 점, 개정 이유가 동성 간의 성행위를 비하하는 용어를 바꾸려는 데 있었던 점을 근거로 보호법익에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더했습니다.
그 결과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로 이루어져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했다고 보기 어려운 행위는 이 조항의 적용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다수의견은 군기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로 군이라는 공동체 안의 공적·업무적 영역이나 이에 준하는 상황을 들었고, 이 사건에서는 그런 사정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군기 침해 사정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전원합의체 13명 가운데 8명이 다수의견이었습니다. 안철상·이흥구 대법관은 이 조항을 군기를 직접적, 구체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만 처벌하는 규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고, 김선수 대법관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성행위만 처벌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조재연·이동원 대법관은 다수의견이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넘었다며 상고를 기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관계 분석
세 사람은 모두 직업군인이었고 서로 다른 부대에 근무했습니다. 행위는 영외 독신자 숙소에서 휴일이나 근무시간 이후에 있었습니다. 장소, 시간, 관계 어느 쪽에서도 군의 공적·업무적 영역과 이어지는 사정이 없었습니다.
폭행·협박, 위계·위력이 없었고 의사에 반하는 행위인지 문제된 사정도 전혀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처벌 대상인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합의에 따른 행위에도 이 조항이 적용된다고 본 원심에 법리 오해가 있다며 파기했습니다. 피고인 1의 공소사실 가운데 1심과 원심이 무죄로 본 부분은 군검사의 상고가 기각되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군에서의 의미
이 판결의 기준은 간부들이 영외 숙소에서 한 행위에서 나왔습니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2도15950 판결은 같은 부대 병사 두 사람이 생활관 침대에서, 그리고 불침번 근무 중 화장실에서 합의하고 한 성적 행위에 대해 군기와 군율의 확립·유지 요청이 큰 공간이나 상황이면 추행죄가 될 수 있다며 무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병사 사이의 사건, 생활관이나 근무 중의 행위에는 이 판결의 결론을 그대로 옮기기 어렵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대법원 2022도15950 해설에서 다룹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 10. 26. 이 조항 중 '그 밖의 추행' 부분을 재판관 5 대 4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습니다(2017헌가16 등). 법정의견은 대법원이 이 판결로 적용 범위를 제한해 해석했다는 점을 명확성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근거로 들었습니다. 조항은 그대로 남아 있고, 실제 사건의 성립 여부는 이 판결의 기준으로 다툽니다.
추행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뿐이어서 벌금형이 없습니다. 간부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어도 제적되므로(「군인사법」 제40조 제1항 제4호), 장소, 근무 여부, 자유로운 합의라는 세 가지 사실을 수사 초기부터 자료로 정리해 무죄나 불기소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이 조항의 요건과 징계 기준은 군인등추행의 성립 요건에서 정리했습니다.
실무 포인트
- ①근무시간 밖에 영외 독신자 숙소 같은 사적 공간에서 합의하고 한 성적 행위는 원칙적으로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가 되지 않습니다.
- ②생활관이나 근무 중의 행위는 합의가 있어도 처벌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22도15950), 행위 장소와 근무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 ③합의 사실은 만남 경위와 주고받은 메시지 같은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문제되면 제92조의3 군인등강제추행으로 다뤄져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무거워집니다.
근거 조문
같은 쟁점 판례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222 판결
가혹행위의 의미와 판단 기준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2도15950 판결
생활관·불침번 중 합의한 행위
헌법재판소 2023. 10. 26. 선고 2017헌가16 결정
군형법 추행죄 조항의 위헌 여부
※ 판결 원문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와 LBOX에서 판결 전문을 열람해 주요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판례는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같은 쟁점이어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광고책임변호사 홍성환 · 최종 업데이트 2026. 10.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