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 · 상관모욕
제64조 제2항 '공연한 방법'의 의미
대법원 2026. 7. 22. 선고 2022도5937 판결 (전원합의체)
고등군사법원
2021노285
항소기각(1심 징역 6월·집행유예 1년 유지)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2도5937
파기이송(서울고등법원)
결론
옆에서 일하던 부하 세 사람이 우연히 들은 상관 비난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상관모욕죄가 아닙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문서 게시나 연설에 상응하는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해야 이 죄가 성립한다며 1999년부터 이어진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해군 함정에서 전탐장으로 근무하던 상사였습니다. 2019. 10. 18.경 인천 인근 해상에서 기지로 입항하던 함정 조타실에서, 피고인은 정장인 대위에게 입항에 관한 의견(기관권고)을 여러 차례 냈지만 정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화가 난 피고인은 하사 등 세 사람이 듣는 가운데 “여기 지휘관 엉망이다. 권고도 듣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쓰고 있던 헤드셋을 벗어 책상에 던졌습니다. 세 사람은 피고인 옆에서 각자 업무를 하다가 우연히 그 말을 듣고 행동을 보았을 뿐이었습니다.
1심은 공연히 상관을 모욕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보아 징역 6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고등군사법원은 피고인과 군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했고,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었기 때문에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쟁점
- ①「군형법」 제64조 제2항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 「형법」의 공연성과 같은 뜻인지
- ②부하 몇 명이 우연히 들은 상관 비난이 공연한 방법의 모욕에 해당하는지
법원의 판단
판결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대법원은 제2항의 성립 범위를 이렇게 정했습니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단순히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종전 판례는 그 범위에서 변경되었습니다.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801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처벌 범위가 좁아지는 데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공연한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경우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보더라도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행위자들을 형법 제311조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적절한 징계처분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발언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하사 윤○○ 등 3인은 피고인의 옆에서 각자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던 중 우연히 피고인의 발언을 듣거나 피고인의 행동을 목격하였을 뿐이다.”
“피고인의 대위 최○○에 대한 모욕은, 피고인이 하사 윤○○ 등 3인 앞에 나서서 하사 윤○○ 등 3인에게 일방적․공개적으로 피고인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 아니고, 물리적 공간이나 가상공간 등에서 여러 군인에게 반복적․지속적으로 이루어지거나 확산될 만한 방법으로 표현되지도 않았다.”
대법관 다섯 명은 결론에는 찬성하면서 다른 근거를 냈습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이하나, 그 결론에 이르는 구체적인 이유와 논거가 다르므로 별개의견을 밝힌다.”
변호사 해설
박상호 변호사가 판결 원문을 검토하고 쓴 의견입니다.
법리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공연히”가 아니라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라고 씁니다. 종전 판례(99도3801 등)는 이를 「형법」 제311조의 공연성과 같게 보아,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모욕하면 제2항이 성립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상관이 없는 생활관이나 사무실에서 동료 몇 명에게 한 험담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로 처벌되었습니다.
다수의견 7명은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앞에 열거된 문서 공시와 연설에 견줄 만한 방법으로 한정했습니다. 말을 들은 사람이 여럿이었다는 사정이 아니라,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 자체가 공연성을 갖춰야 합니다. 여러 사람 앞에 나서서 일방적·공개적으로 전달했는지, 여러 군인에게 반복·지속되거나 확산될 만한 방법이었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다수의견은 처벌 범위가 좁아져도 공백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제2항에 해당하지 않는 공연한 모욕은 「형법」 제311조 모욕죄로 처벌하고, 별도로 징계할 수 있습니다. 「형법」 모욕죄는 친고죄이고 벌금형이 있으므로, 상관이 고소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처벌되어도 형이 훨씬 가볍습니다.
천대엽·오석준·엄상필·신숙희·박영재 대법관은 별개의견에서 종전 판례의 해석을 유지했습니다. 그 대신 군 조직의 위계질서와 통수체계가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면 상관모욕죄가 되지 않는다는 기준으로 처벌 범위를 좁히자고 했고, 이 사건도 그 기준으로 무죄라고 보았습니다.
사실관계 분석
발언은 정장이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말이었고, 곁에 있던 세 사람은 피고인이 불러 모은 청중이 아니라 자기 업무를 하던 부하들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경위를 근거로 연설에 상응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공소사실은 처음부터 공연한 방법의 모욕(제2항)으로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형법」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송 뒤 서울고등법원은 제2항 상관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에 기속됩니다.
같은 기준은 3주 뒤 다른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중대장(대위)이 부대 행정반에서 병사 4~5명이 듣는 가운데 상관을 욕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병사들이 일하다가 또는 지나가다가 들었을 뿐이라며 상관모욕 부분 유죄 판단을 잘못으로 보았습니다(2025도13717). 판례 변경 전 같은 유형으로 처벌된 사례는 수원지방법원 2021고단3933 해설에 정리했습니다.
군에서의 의미
생활관, 행정반, 함정 조타실처럼 몇 사람이 일하거나 생활하는 자리에서 한 상관 험담은 이제 제2항으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상관모욕죄는 벌금형이 없어 초범에게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던 범죄였으므로,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에서는 발언 장소, 듣던 사람의 수와 위치, 말을 하게 된 경위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처벌 범위가 모두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상관 앞에서 직접 한 모욕은 듣는 사람이 없어도 제1항으로 처벌됩니다(2015도11286). 여러 군인이 보는 게시판이나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린 경우, 부대원을 모아 놓고 연설하듯 말한 경우는 여전히 제2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을 면해도 「형법」 모욕죄 고소나 징계는 남아 있습니다. 바뀐 기준 전체는 상관모욕과 상관명예훼손에서 정리했습니다.
실무 포인트
- ①옆에 있던 몇 사람이 우연히 들은 상관 험담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가 아닙니다. 문서 게시나 연설에 상응하는 공연한 방법이어야 합니다.
- ②발언 장소, 듣던 사람이 모인 경위, 글로 남거나 퍼질 수 있었는지가 제2항 성립을 가르므로, 첫 조사 전에 이 사실관계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 ③제2항에 해당하지 않아도 상관 면전 모욕(제1항), 「형법」 모욕죄, 징계는 여전히 문제될 수 있습니다.
같은 취지 판결
-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도13717 중대장(대위)이 행정반에서 병사 4~5명이 듣는 가운데 상관을 욕한 사건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 상관모욕 부분 유죄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고 폭행과 함께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근거 조문
같은 쟁점 판례
헌법재판소 2016. 2. 25. 선고 2013헌바111 결정
상관모욕죄에 벌금형이 없는 것의 위헌 여부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도4449 판결
다소 무례한 표현과 모욕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4555 판결
대통령도 상관인지
※ 판결 원문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와 LBOX에서 판결 전문을 열람해 주요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판례는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같은 쟁점이어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광고책임변호사 홍성환 · 최종 업데이트 2026. 10. 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