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 · 학대치사·직권남용가혹행위
신병교육대 군기훈련 사망
서울고등법원 2025. 6. 18. 선고 (춘천)2025노16 판결
춘천지방법원
2024고합119
중대장 징역 5년, 부중대장 징역 3년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
(춘천)2025노16
원심파기, 중대장 징역 5년 6개월, 부중대장 징역 3년
대법원
2025도10193
중대장 상고기각, 확정
결론
규정을 어긴 완전군장 군기훈련으로 훈련병이 숨진 사건에서 중대장과 부중대장에게 직권남용 가혹행위와 학대치사를 인정했습니다. 군기훈련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가혹행위의 고의를 인정할 여지가 크고, 피해자별로 실체적 경합이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 A는 신병교육대 중대장, 피고인 B는 부중대장이었습니다. 입소 9일째 훈련병들이 전날 점호시간에 잡담을 했다는 이유로 군기훈련이 결정되었습니다.
2024. 5. 22. 오후 4시 26분경부터 약 45분 동안, 훈련병들은 군장에 책을 넣어 약 25kg이 된 군장과 소총 등 약 32kg의 완전군장 상태로 그늘 없는 연병장을 두 바퀴 걸었고, 이어 완전군장 상태에서 팔굽혀펴기, 선착순 달리기, 뜀걸음을 했습니다. 최고기온은 28.1℃였고 물이나 적절한 휴식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훈련병 C는 뜀걸음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의무실로 옮기기까지 약 15분 동안 연병장에서 체온을 낮추는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C는 이틀 뒤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숨졌습니다.
육군 규정은 완전군장 상태의 군기훈련으로 1회 1km 이내, 계속 4회 이내의 보행만 허용하고, 훈련대상자의 신체상태를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확인서 징구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고, 훈련병들의 체력등급(대부분 불합격 등급인 6급)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쟁점
- ①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의 「군형법」상 가혹행위 및 「형법」상 학대 해당 여부
- ②훈련병의 비만과 의료진의 조치에 따른 인과관계 단절 여부
- ③피해자 여러 명에 대한 범행의 죄수(상상적 경합과 실체적 경합)
법원의 판단
판결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위와 같은 규정을 준수하였다면 체력단련 방식의 군기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훈련대상자들에게 일정 정도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가혹행위' 내지 '학대'의 고의를 섣불리 인정할 수 없을 것이나, 반대로 군기훈련에 관한 절차, 방법 등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서 직권을 남용한 '가혹행위'의 고의 및 '학대'의 고의를 인정할 여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 A은 피해자 C의 '고도비만' 특이체질이 사망에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하나, 그 주장과 같이 피해자 C의 특이체질이 실제 사망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이 피고인들의 학대행위와 피해자 C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킬 만한 사정이라고 볼 수 없고, 이는 오히려 피고인들이 이 사건 군기훈련을 실시할 당시 피해자 C의 사망 결과에 대하여 예견할 수 있었음을 보강하는 사정으로 인정할 수 있다.”
“결국 피고인들의 피해자들에 대한 이 사건 가혹행위 내지 학대행위는 1개의 행위가 아니라 피해자 별로 수개의 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각 직권남용가혹행위죄와 학대치사죄는 모두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변호사 해설
박상호 변호사가 판결 원문을 검토하고 쓴 의견입니다.
법리
항소심은 군기훈련 규정의 준수 여부를 가혹행위 고의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규정을 지킨 군기훈련이라면 어느 정도 고통이 있어도 고의를 쉽게 인정하지 않지만, 요건·절차·방법 규정을 어겼다면 그 자체로 고의를 인정할 여지가 크다는 것입니다. 군기 확립이라는 목적이 있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군형법」의 가혹행위와 「형법」의 학대는 개념이 같지 않다는 주장도 배척되었습니다. 법원은 두 죄의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이 비슷하고, 생명·신체에 위험을 가져온 이상 가혹행위이면서 학대라고 보았습니다.
1심은 같은 장소, 같은 기회의 범행이라며 상상적 경합으로 보았지만, 항소심은 피해자마다 훈련 내용이 다르고 침해된 법익이 일신전속적이라며 실체적 경합으로 보았습니다. 이 때문에 처단형이 넓어졌고, 중대장의 형이 징역 5년에서 5년 6개월로 늘었습니다.
사실관계 분석
중대장은 부중대장에게 무게를 줄인 군장을 지시했고 완전군장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그런 지시를 인정할 객관적 자료가 없고, 군장에서 책이 쏟아져 나온 뒤에도 훈련을 계속했으며, 무게를 줄인 군장으로도 팔굽혀펴기와 뜀걸음은 규정 위반이라며 배척했습니다.
부중대장은 자신은 규정에 맞는 보행만 시켰고 이후는 중대장이 단독으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부중대장이 처음부터 완전군장임을 알았고, 중대장이 개입한 뒤에도 지시에 따라 다른 훈련병을 감독하며 팔굽혀펴기를 시키는 등 계속 보조했다며 공동정범을 인정했습니다.
사망과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의무실의 냉각 조치, 병원의 투석 시점, 피해자의 비만이 모두 거론되었지만, 법원은 학대행위로 생긴 위험이 사망으로 현실화된 이상 인과관계가 끊기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열사병의 치사율과 온열질환 예방 공문을 근거로 사망까지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양형
피고인들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했으며 초범이었습니다.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숨진 훈련병과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형사공탁도 했습니다. 그러나 유족과 일부 피해자가 공탁금 회수동의서를 내며 엄벌을 탄원해, 공탁은 피해 회복 노력으로만 제한적으로 고려되었습니다. 법원은 지휘관으로서 훈련을 주도한 중대장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물었습니다.
실무 포인트
- ①군기훈련을 지시하거나 집행하는 간부는 요건, 절차, 방법에 관한 규정을 미리 확인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그 자체로 가혹행위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 ②상급자의 지시로 훈련을 보조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범 책임을 벗기 어렵습니다.
- ③유족이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면 형사공탁의 양형 효과는 크게 줄어듭니다.
근거 조문
같은 쟁점 판례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2222 판결
가혹행위의 의미와 판단 기준
인천지방법원 2026. 1. 14. 선고 2025노767 판결
해병대 일병 사망 사건 항소심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도1166 판결
교육 목적 행위의 정당한 한도
※ 판결 원문은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와 LBOX에서 판결 전문을 열람해 주요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판례는 사건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같은 쟁점이어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광고책임변호사 홍성환 · 최종 업데이트 2026. 10. 18.

